클리퍼드 기어츠의 문화 개념

‘문화’는 아주 폭넓은 개념이어서 적극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은 아니다’라는 부정적 방식으로 규정하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다. 그런데도 문화는 많은 것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문화가 사용되는 예를 하나 들어보자. 조엘 모키르*는 ⟪성장의 문화⟫ ‘감사의 글’에서 저작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현대 경제학은 역사와 세상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지난 50여 년 동안 경제학의 경계선 밖에 있던 문화와 제도라는 개념을 받아들였다. 이 책에서 나는 콜럼버스의 항해부터 뉴턴의 ⟪프린키피아(Principia)⟫ 출간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문화와 제도를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이런 변화가 근대적 경제 성장의 조건을 어떻게, 그리고 왜 조성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모키르에 따르면 “문화는 유전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전달되며 사회의 다른 구성원이 공유하면서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념, 가치, 선호의 집합체이다.” 그는 이 개념을 바탕으로 문화가 제도와 관련되는 방식을 연구하며, 그것을 경제학의 역사에서 주요한 요소로 삼고 있는 것이다.

모키르처럼 문화 개념을 자신의 학문에 원용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사회문화인류학에서 논의된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존 모나한과 피터 저스트가 ⟪사회문화인류학⟫에서 인정하고 있듯이 “‘문화’에 대한 인류학적 정의의 개수는 아마 인류학자의 수보다 많을 것이다.” 이 개념을 습득하고 연구하는 것 자체가 평생에 걸친 학업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문화 개념의 기본적인 것을 규정한 클리퍼드 기어츠의 논의를 살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 규정은 그의 논문 ‘문화체계로서의 종교’에 제시된 것이다. 논문 제목 그대로 종교는 문화의 한 체계이다. 다시 말해서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부터 이해하는 것이 순서인 것이다. 

In any case, the culture concept to which I adhere has neither multiple referents nor, so far as I can see, any unusual ambiguity: it de­notes an historically transmitted pattern of meanings embodied in sym­bols, a system of inherited conceptions expressed in symbolic forms by means of which men communicate, perpetuate, and develop their knowledge about and attitudes toward life. Of course, terms such as “meaning,” “symbol,” and “conception” cry out for expl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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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키르의 주요 저작은 The Gifts of Athena: Historical Origins of the Knowledge Economy, The Enlightened Economy: An Economic History of Britain 1700–1850 등이 있다. ⟪아테나의 선물: 지식경제의 역사적 기원⟫은 통찰력이 풍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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