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스트롭이 전하는 '스쿼시 잘하는 법'.

윌스트롭이 전하는 '스쿼시 잘하는 법'.

Jul 26, 2021

전세계랭킹 1위 출신인 제임스 윌스트롭이 한 얘기다. 오늘은 이 내용을 가져와본다.

여기 블로그를 자주 찾는 분들은 알겠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제임스 윌스트롭의 팬이다. 이유는? 실력도 실력이고, 게임 매너도 좋고 인성도 좋고 낫업 같은거 나오면 본인이 솔직하게 먼저 인정할 줄도 알고, 그리고 때로는 욕먹을 것을 알고도 필요하면 돌직구를 빡빡 날릴 줄도 알고 (나도 돌직구 날렸다가 많이 까여봐서 아는데, 이러기 쉽지 않음), 그리고 영국 가디언지(The Guardian)에 칼럼을 써서 올릴 정도로 글빨도 탁월하다. 암튼, 윌스트롭이 예전에 가디언지에 기고한 칼럼인데, 이름하여 '스쿼시 실력을 늘리는 법'.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내가 쓴 것이 아니고 윌스트롭이 쓴 것을 이해하기 쉽게 의역한 것이니깐 태클걸지 마시라. 따지고 보면 다들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가끔은 알고 있는 것도 다시 짚어보면 느낌이 다를 때가 있다.[가디언지에 칼럼을 기고하는 제임스 윌스트롭(빨간옷), 그리고 윌스트롭이 꼽은 경기 시청 추천 선수 사바나(검은옷).]

1) Find a home
센터도 좋고 모임도 좋다. 스쿼시가 주목적이고 활성화되어있는 곳을 찾아라. 거기서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정보도 얻을 수 있으며, 활발한 모임 혹은 센터라면 내부적으로 돌아가는 랭킹전이나 리그전에 참여할 기회가 나올 수도 있다. 운이 좋다면 동기부여를 시켜주는 상대 혹은 코치를 만날 수도 있고, 이에 따라 필수적으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연습"이라는 괴로운 과정을 불만 없이 거뜬히 해내게 될 수도 있다. 주변 환경은 매우 중요해서, 힘든 연습을 한다고 해도 주위 환경이 좋다면 이를 이겨내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2) 그래도 연습은 필수다
연습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생각은, 어떤 것부터 연습을 해야 할까가 되겠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려면 유능한 지도자를 만나면 도움이 되긴 한데, 명성이 있는 코치나 지도자들의 경우 모시기가 매우 힘들거나 비싸거나 바쁘거나 해서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설령 그렇다 해도 낙심하지는 말라는 것이 윌스트롭의 얘기다. 인생 다 그런거니깐. 그리고 아무리 좋은 코치라고 해도, 개인 레슨 한 번에 나의 단점을 확 바꿀 순 없다. 이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좋은 시설, 좋은 장비, 훌륭한 지도자가 도움이 되는 부분은 확실하지만, 이것들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정말 필수적인 요소는 연습이다. 장비나 지도자를 섭외하는 경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연습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나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뿐. 어떤 것을 연습하면 좋을 지 몰라서 연습을 안한다는 것은 핑계다. 연습? 닥치는대로 해라. 단, 연습에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3) 보고, 보고, 또 봐라
세계 탑 랭커들의 경기를 많이 보고, 가끔은 그것보다 약간 아래 있는 선수들의 경기도 봐라.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이 둘의 차이점을 찾아봐라. 경기를 많이 보다 보면, 탑랭커들의 움직임이나 플레이 패턴이 머릿속에 남게 되고, 거기서부터 복제한 나만의 게임 플랜이 그려질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표절'이라고 할 수도 있을 만큼 잘하는 사람의 경기를 베껴서 따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저런 상황에서는 저렇게 등등. 물론 완전히 다 따라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니깐. 하지만, 많은 경기 관람/시청을 통해서 나의 게임을 디자인해 볼 수는 있다. 성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파바로티를 들을 것이고, 신예 소설가는 셰익스피어 소설을 읽어볼 것이고, 테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페더러를 볼 것이다. 그렇다면 스쿼시는? 라미 혹은 사바나의 경기는 인터넷에 치면 나오는데 그런 것들을 보면 되겠다. 윌스트롭이 자기가 쓰는 칼럼이라고 차마 본인 경기를 보라는 말은 하지 않음 ㅋㅋ. 아니면 아예 PSA 대회 직관을 가서 보는 것도 좋다.

4) 운동을 효율적으로 할 것
만약에 일주일에 두 번 정도밖에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주어진 이틀을 현명하게 써야 한다. 예를 들어서, 공을 강하게 치겠다고 아령 들고 팔 근육 운동만 주어진 이틀 내내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스쿼시는 팔만 쓰는 운동이 아니다. 따라서, 이왕 하는거, 여러 부위 운동이 되는 서킷트레이닝을 추천한다. 필요하다면 주변에 혹은 전문 강사에게 조언을 구할 것을 추천한다. 잘못된 방법으로 하는 운동은 효율성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그리고 훈련량이 많아서 혹은 대회에서 많이 뛰고 와서 몸이 상당히 지친 상태라면 제대로 된 휴식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면 마사지라도 받는 것이 좋다 (외국은 마사지가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음). 몸이 혹사당한 후 제대로 된 회복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스쿼시 오래 할 수 없다.

5) 모든 연습에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시간을 얼마를 투자하든 간에 연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보람 있는 연습이 될 수도 있고 그냥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다. 모든 연습에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목표를 정해놓고 하는 것이 좋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공만 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예를 들면, 게임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하고, 연습을 하고 있는 지금 그 상황이 왔다고 가정하고 공을 쳐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맨날 치던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연습 때는 조금은 다른 것들을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내가 졌던 게임을 복기하며, 그 때 이거이거만 잘 되었으면 이겼을텐데 하는 것을 하나 생각해내서 그것을 연습하는 것도 좋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치는 모든 공이 상대에게 '고통'을 안겨줄 수 있어야 하고 공으로 때리라는 얘기가 아니라 무의미한 공은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연습 시간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단 5분을 연습한다고 해도 할라치면 아주 빡쎄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연습에서 목표는 이것이다하고 확실히 설정을 해놓고 공을 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연습을 다 빡쎄게 할 필요는 없다. 가령, 힘든 대회를 치르고 난 이후 혹은 그냥 몸이 피곤할 때는 굳이 빡쎄게 연습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사람들하고 가볍게 연습 게임을 치면서 평소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기술도 써보고 정말 재미를 위해서 공을 치는 것도 때로는 정신 건강에 좋을 수 있다.

이상이 윌스트롭이 얘기한 내용인데, 내가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마지막 5번이다. 연습은 정말 목표를 정해놓고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떤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을 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코트에 들어가서 드라이브만 100번 치는 것 보다는 "오늘의 목표"를 딱 정해놓고 그 목표를 채워보는 연습 방법이 더 낫다는 얘기다. 그럼 모두들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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