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 초급반을 위한 12가지 팁

스쿼시 초급반을 위한 12가지 팁

Jan 01, 2024

피터 니콜이라는 잉글랜드의 스쿼시 레전드가 은퇴하고 만든 온라인 스쿼시 레슨 사이트가 있는데, 'Squash Skills' 닷 컴 (www.squashskills.com)이다. 피터 니콜은 선수 시절 때부터 평판도 좋고 매너도 좋고 실력도 좋고 그래서 주위 인맥이 넓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선수들이 '까메오'로 출연해서 레슨 동영상을 찍어서 올리는데, 저 사이트가 무료는 아니다. 1년 구독을 끊으면 한 달에 15,000원인가 하는데, 보다 보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고 모르던 내용도 있고 그렇다. 일반 동호인 입장에서도, 지도자 입장에서도 나름 쏠쏠한 정보가 있긴 하다. 다만,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식 영어가 아니라 딱딱한 영국식 영어라 이게 좀 귀찮을 수 있는데 암튼 저런 사이트가 있다는 점. 그리고 국내에는 스쿼시포스트가 있다!

SquashSkills에서 스쿼시 초급반을 위해 12가지 팁을 정리해서 올렸는데, 초급반 뿐만 아니라 공 어지간히 친다는 사람도 다시 한 번 상기하면 좋을 내용이라 한 번 가져와본다. 그냥 글만 번역해서 가져오면 재미없으니깐 약간의 내 주관적인 의견도 달아본다.

1. 그립을 맞게 잡았는지 확인해라.
우리가 스쿼시 처음 배울 때 엄지와 검지가 V자가 되도록 라켓을 잡으라고 배운다. 우리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일 테니 이 부분은 여기서 패스.

2. 라켓을 들고 있어라.
역시 우리가 초급반 시절일 때 많이 듣던 말이지 싶다. 라켓을 내리고 있다가 공에 다가간 후에야 라켓 백스윙이 들어가면 늦는다. 포핸드 쪽인지 백핸드 쪽인지 방향이 잡히면 바로 백스윙 들어가야 한다. 빠른 백스윙은 공을 치는 당신에게 생각보다 많은 시간적 여유를 가져다준다.

3. 공을 칠 때는 옆벽을 바라본다.
공을 치는데 몸이 앞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공이 가운데로 몰릴 확률이 높아진다. 백스윙으로부터 만들어진 스윙 스피드와 관성력을 공에 제일 많이 전달할 수 있는 각도는 몸이 옆벽을 바라보고 있을 경우다. 쉽게 다른 종목을 예로 들면, 야구에서 타자는 몸이 투수를 향한 상태로 치지 않는다. 스쿼시로 치면 몸이 옆벽을 향한 '덕아웃' 쪽을 바라보고 공을 친다. 골프에서 공을 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 몸이 공을 치려는 방향을 바라보고 샷을 날리지 않는다.

4. 공을 칠 때는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공에 다가가서 발을 내딛자마자 곧바로 스윙이 시작되어 공을 친다. 이렇게 하면 내 몸이 가져오는 관성과 스윙 스피드를 살리면서 공을 강하게 칠 수 있다. 발을 땅에 내디디면서 동시에 공을 치면 타이밍과 밸런스가 모두 흐트러진다 (이 부분이 초급반에서 많이 보이는 실수 중에 하나). 꼭 디딤 발이 나간 후에 안정된 밸런스를 잡고 공을 치는 기르자. 흔히 이런 경우를 두고 '공을 잡아놓고 친다'라고 표현한다.

5. 백핸드 스윙 준비는 다이아몬드 형태
일단 사진을 보면 이해가 쉽다. 가와드의 백핸드 백스윙 자세다.

백핸드에서 파워가 안 나오는 경우 대부분은 백스윙을 고치면 쉽게 해결된다. 어깨 - 팔꿈치 - 손목 - 라켓 헤드가 위 사진처럼 다이아몬드를 그리고 있으면 좋은 백스윙이라고 한다. 근데, 이거는 영국에서 가르치는 전통적인 방식이고 라미같은 경우는 백스윙이 이렇게 다이아몬드를 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암튼, 이번 팁은 스쿼시 초급반을 위한 팁이니깐 이렇게 알고 넘어가자. 태클 걸지 말라능;;;

6. 서브는 옆벽을 맞춰야 한다.
서브가 옆벽에 맞지 않고 그냥 떨어지면 발리로 받아내기가 쉽다. 하지만 서브가 옆벽에 한 번 맞고 굴절되어 떨어지는 경우, 만약 공이 깊숙이 뒤에 박힌다면 상대는 보스트를 칠 수밖에 없고 어떤 경우는 아예 못 받는 경우도 나온다. 서브가 옆벽을 때려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서브 하나 잘못 넣으면 시작부터 랠리를 끌려가게 된다. 심지어는 옆벽에 맞지 않고 그냥 밋밋하게 떨어지는 공을 크로스 발리 닉으로 꽂아버리는 것도 나오는데, 선수들 경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PSA 경기에서도 서브가 옆벽에 안 맞으면 바로 반대편 닉으로 꽂아버리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서브는 옆벽에 맞고 떨어지게 넣어야 한다.

7. 상대를 내 뒤에 묶어놓는 것이 좋다.
어떻게 보면 T zone을 차지하는 것과 관련된 얘기인데, 상대가 내 앞에 있는 경우보다, 내가 상대를 뒤에 묶어놓는 경우가 게임이 더 수월하다. 즉, 이길 확률이 올라간다는 얘기. 쉽게 말하면, 상대를 뒤쪽 코너로 밀어놓고, 뒤에서 건져 올라온 공을 중간에서 발리로 끊어먹는 것이 전형적으로 교과서적인 공격 루트다. 이를 위해 상대를 되도록이면 내 뒤에서 못 나오게 해야지, 내가 상대보다 뒤에 있게 되면 내 공이 짤리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그 후 공 주워주며 쓴웃음을 지으며 굿샷을 외치게되지.

8. 가능하면 발리를 많이 쳐라.
이건 뭐 다들 아는 내용일 테니 넘어가자. 상대에게 준비할 시간을 덜 주는 공격이 발리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발리를 가능하면 많이 쳐야 상대가 더 괴로워진다.

9. 상대가 없는 곳으로 쳐라.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상대가 뻔히 오른쪽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쪽으로 공을 택배 해 줄 필요는 없다. 상대가 오른쪽 뒤에 있다면 나는 왼쪽 앞으로 공을 살짝 떨궈서 상대로 하여금 최장 거리인 대각선 길이를 뛰도록 만든다. 이런 개념으로 상대로 하여금 나보다 한 발짝이라도 더 뛰게 하는 방식으로 코스를 정해야 한다.

10. 스트레이트 드라이브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공이 앞뒤좌우 어디에 있든지 벽에 잘 붙어서 뒤로 빠지는 스트레이트 드라이브가 가능하다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정말 머리 아프다. 적절한 높이와 속도를 갖고 뒤로 빠지는 스트레이트 드라이브는 발리로 자르기도 쉽지 않고, 힘 조절이 잘 된 드라이브는 코트 뒤쪽에서 수비하기도 만만찮다. 스트레이트 드라이브 연습은 필수다.

11. 서브 리턴도 연습하자.

아무리 다른 기술이 좋아도 서브 리턴에서 흔들리면 가진걸 다 써먹지도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다가 끝난다. 위에 말한 대로 서브가 옆벽에 맞고 떨어지는 것이 제일 좋은 서브인데, 연습은 그냥 옆벽에 안 맞는 공을 발리로 치는 것부터 시작하고, 이게 익숙해지면 이제 옆벽에 맞고 굴절되는 공을 발리로 받는 연습을 하면 된다. 이 부분이 마스터된다면 당신은 더 이상 초급반이 아니다. 중급반으로 떠나라!

12. 굳이 노란 점 두 개짜리 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나랑 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하고는 가끔 말한 내용인데 공개적으로 포스팅을 쓰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이 내용인데, 자칫 광역 어그로를 끌까봐 그냥 냅뒀다. 근데 이번에 SquashSkills에서 다뤘다. 욕할 거면 쟤들을 욕해라 나 말고! 요점은 초급반은 게임할 때 굳이 던롭 옐로 투 닷 공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 초급 시기에 중요한 것은 랠리가 오래가는 것인데, 랠리가 오래가야 한 번이라도 공을 더 받아치는 연습이 되니깐. 그런 점에서 초급반은 그냥 노란 점 하나 짜리, 혹은 파란색 점이 있는 공을 써도 상관없다. 아직 코트 안에서 공과의 거리 조절이나 스피드를 내는 방법, 공에 힘을 전달하는 방법 등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처음부터 바운스가 낮은 공으로 게임을 하게 되면 공도 달궈지지 않고, 그러다 보니 공도 안 튀고, 낮은 공 억지로 받으려다 보니 여기저기 아프고, 랠리는 짧아서 재미도 없고, 안 좋은 점 투성이다. 그러다 결국 스쿼시 관두고. 그럴 바에야 노란 점 하나 짜리 혹은 파란 점 공으로 일단 랠리 감각부터 익히고 그 후에 실력이 올라와서 어느 정도 수비가 가능한 레벨이 되면 그때 가서 노란색 점 두 개짜리로 바꿔도 된다. Wait a minute! 이렇게 하면 나중에 노란 점 두 개짜리로 갈아탈 때 공 튀는 거 헷갈릴까봐 이러면 안된다고? 어차피 센터마다 온도가 달라서 원정 경기 가면 공 바운드도 다르고 코트 재질에 따라 공 바운드도 다르다. 볼 바운스 적응은 늘 해야한다. 그러느니 아예 초급반 때는 실력 향상이 주목적이니깐 가능하면 랠리가 오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좋지 싶다. 7세 미만 주니어들을 가르칠 때는 주먹만한 크기의 잘 튀는 공을 사용하는데, 얘들이 나중에 커서 탑랭커가 된다. 핵심은 자기 레벨에 맞는 공을 사용할 것!

Enjoy this post?

Buy SquashPost a coffee

More from Squash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