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띠에 인물열전 #2

고띠에 인물열전 #2

Jul 26, 2021

고띠에 인물열전 - 2부 고띠에가 말하는 PSA 이야기, 라이벌 분석, 게임 전략

PSA 랭킹에 처음 등록될 당시만 해도 고띠에의 랭킹은 300위권이었다. 당시는 10대때였고, 어차피 저 순위는 의미없다. 핵심은 저기서부터 어떻게 올라가느냐인데, 아래 고띠에의 랭킹 변화를 보자. 아직 주니어 시절인 2001년에 이미 117위를 찍었다. 처음으로 PSA 무대에 들어와서 50위권에 들어오는데는 2년, 탑20위에 들어가는데는 3년 반 밖에 걸리지 않았다. 확실히 난 놈은 난 놈이다.[고띠에의 PSA 입성 후 2000년 - 2003년까지 초반 3년 간의 랭킹 변화.]

2003년 이후의 행보는 다들 아시다시피, 야금야금 올라가서 2006년에 처음으로 탑10위 안에 들어가게 되고, 이후 아직까지 한.번.도. 1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이 쯤 되면,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에 못지 않은 자기 관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그러고 나서 2009년 11월, 사상 처음으로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고띠에가 지금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세계 랭킹 1위에 올라온 사실로 열광하고 있는데, 고띠에가 세계 랭킹 1위을 몇 번이나 찍었는지 아는 사람? 이번 2017년에 다시 1위를 찍은 것까지 합치면 무려 6번 이다. 고띠에가 처음으로 랭킹 1위에 올라가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세계 랭킹 1위 변천사를 한 번 살펴보자. 참고로 아래 그림 그리느라 엄청 빡쎘다;;; 아오.....

2009년 시작하자마자 1위로 올라가는 카림 다위시. 고띠에만 아니었으면 2009년은 통째로 1위를 하는 것이었는데 정말 얄밉게도 11월달 한 달간 1위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고띠에.

이후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전성기를 찍은 라미와 닉 매튜 그리고 윌스트롭의 삼파전이었고 고띠에는 계속 탑5위 안에 위치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던 가운데, 드디어 난전이 일어나는 2014년이 다가온다.

정말 정신없는 2014년이다. 무려 4번이나 1위자리가 바뀌던 2014년. 결국 2014년 11월에 쇼바기가 극강의 모습을 보이며 1위 자리로 치고 올라온다. 이후 쇼바기 시대가 열린다.

2015년 들어서 계속 흐름을 이어가는 쇼바기는 1위 자리를 그대로 질주한다. 그런데 고띠에가 또 등장하며 2015년 12월에 한 달 동안 1위에 올라갔다 내려오며 쇼바기의 연속 1위 기록을 끊어버린다.

2016년의 쇼바기는 천하무적이었다. PSA 역대 최다 포인트로 랭킹 1위를 달린다. 게다가 경쟁 상대들이 죄다 부상으로 나가떨어져버린다. 고띠에는 TOC 대회에서 발목을 크게 접질리며 부상당하며 잠시 휴식기를 갖게 되고, 라미는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주 보이지 않고, 윌스트롭 역시 수술 후 몸상태가 예전같지 않고 그나마 거의 띠동갑 형님인 닉 매튜가 경쟁 상대였다 (닉매튜 80년생, 쇼바기 91년생). 하지만 전성기를 맞이한 쇼바기를 멈출 상대가 없었다. 고띠에는 시즌이 종료되기 전에 복귀하긴 했지만, 아직도 발목에 통증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무한질주 쇼바기, 2016년은 기-승-전-쇼바기였다. 이렇게 2016년 시즌이 끝나게 된다.

이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고띠에, 슬슬 시동을 건다. 2017년 들어서면서 TOC에서 준우승을 하고, 이후 참가하는 모든 PSA 대회에서 우승을 해버리며 4월에 다시 한 번 랭킹 1위로 올라서게 된다. 2월에 스웨덴 오픈, 3월에 시카고 윈드시티 오픈, 3월에 브리티시 오픈을 모두 다 우승해버린다. 이 와중에 쇼바기는 우승에 실패하며 랭킹 포인트 격차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2016년 하반기부터 모든 대회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랭킹 포인트를 끌어모은 가와드가 등장하면서, 결국 5월에 고띠에를 밀어내고 가와드가 1위로 올라간다. 고띠에는 2017년 들어서 TOC 결승전 빼고는 진 적이 없는데, 하필 저 TOC 결승 상대가 가와드였고, 여기서 가와드는 많은 포인트를 챙기며 결국 5월에 1위까지 올라간 것인데.....고띠에는 4월에 열린 엘고우나 대회, 5월에 열린 Grasshopper Cup, 같은 5월에 열린 Bellevue Classic을 한 경기 빼고 모조리 다 3-0으로 이겨가며 우승하는 미친 경기력을 보이는데, 결국 6월에 다시 랭킹 1위로 올라갔다. 저렇게 이겨버리면 답도 없다. 이제 시즌이 종료되어서 7월과 8월에는 대회가 없다. 아니 있긴 있는데, 탑랭커들이 나오는 대회는 없다. 고로, 고띠에는 앞으로 7월 8월 9월까지도 계속 1위로 있을 예정이라는 것. 9월 이후는 이제 시즌이 시작되고나서 경기 결과에 따라 정해질 것이고.

게임 스타일면에서 보면 고띠에과 이집트 선수들과의 차이가 있다. 이집트 선수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공이 좀 떴다 싶으면 바로 닉을 보고 꽂아버리는 공격을 시도하는데 고띠에는 이런 경우가 많지 않다. 아니, 고띠에도 저렇게 하긴 하는데 이집트 선수들에 비하면 빈도수가 확실히 낮다. 현대 스쿼시에서는 이집트 선수들 덕분에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게임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지만 (닉을 향해 슬램덩크), 고띠에는 어떻게 보면 전통적인 스쿼시 스타일에 가까운 편이다. 쉽게 말하면,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공을 끌어당겨서 내다 꽂아 공격하는 게임운영 보다는, 랠리 위주로 상대를 말려죽이다가 본인이 좋아하는 찬스가 나오면 공격하는 타입에 가깝다. PSA 선수들 사이에서도 '체력하면 고띠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랠리가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유리한 쪽은 고띠에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게임 스타일이 만들어진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체력적인 부분에서 열세를 보인다면 굳이 랠리를 오래가져갈 이유가 없으니, 이에 따라 공격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존 화이트(전 세계 랭킹 1위)와 같은 경우도 있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가장 먼저 파악하고, 거기서부터 나만의 게임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여하튼, 다시 오늘의 주제로 돌아와서.....

지금까지 고띠에가 랭킹 1위에 올라서는 과정 그리고 고띠에의 게임 스타일에 대해 알아봤는데, 예전에는 스쿼시가 서브권이 있는 9점제였다가 랠리포인트 15점도 했다가 지금은 랠리포인트 11점제이다. 이 부분이 선수들한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제 PSA에 들어오는 선수들이야 시작부터 11점제이지만 고띠에 정도되는 짬밥이면 예전에 하던 9점제, 15점제를 모두 겪은 세대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PSA를 뛰며 만났던 상대들에 대한 생각이 어떨까. 그리고 그 외 많은 질문에 대해 고띠에가 직접 답했다. 땡큐!

자, 고띠에씨, PSA 투어를 오랜 기간동안 뛰고 계신데, 전반적인 생각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답해주실 수 있나요?

고띠에: 위에 보니깐 점수제 얘기가 나오던데, 아시다시피 점수제가 옛날하고 다릅니다. 생각해보면 11점제가 되고나서는 좀 더 기술적인 면이 부각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공격적인 방향으로 유도되는 것 같고. 특히 이집트 애들은 공이 뜨면 바로 닉에다 꼽고 그렇게 공격적으로 치는데, 나 같은 경우는 이런 것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우선 공에 변화를 많이 주려고 합니다. 계속 똑같은 페이스로 공을 치면 결국엔 쟤들이 다 읽어버려서 바로 공격이 들어오니깐요. 그리고 게임을 시작하면 일단 정확도에 신경쓰면서 서두르지 않도록 합니다. 특히 매튜하고 라미하고 치면 빡쎈데, 일단 내 공이 짧으면 바로바로 역습이 들어오니깐 정확하게 치는데 집중하지요. 그리고 상대를 최대한 많이 뛰게 하면서 동시에 T에서부터 멀리 떨어지도록 노력합니다.

라이벌에 관한 질문이 있던데, 이집트 애들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자면, 쇼바기/사바나/라미/다위시 얘들은 일단 기술로 치면 다 만렙인데 각자 스타일이 달라요. 일단 한 줄 요약으로 얘들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자면.....

[쇼바기: 파워로 상대를 압도하는 놈.]
[라미: 상대하기 제일 까다로운 놈. 게임 스타일 정말 독특한 놈.]
[사바나: 깔끔하게 치면서 기술이 매우 부드럽게 이어지는 놈.]
[다위시: 포핸드 정말 좋은 놈.]
[윌스트롭: 정말 다양하게 기술 좋은 놈.]
[매튜: 피터 니콜하고 게임 스타일이 비슷한게 많은 영향을 받은 듯. 멘탈 정말 강한 놈. 체력도 좋고 힘도 좋은 놈.]

그런데요 고띠에씨, 이렇게 강한 상대들하고 게임을 하다보면, 때에 따라서 경기가 끌려가는 경우도 있을텐데, 그럴때는 어떤 생각을 하나요?

고띠에: 끌려가고 있는 것이라면, 가령 0-2로 지고 있는 상황을 얘기하는건가요? 일단 저 상황이 되면, 좀 릴렉스부터 하려고하고, 작전을 바꿔보려고 합니다. 사실 경기 시작 전에 오늘은 어떻게 칠 지 미리 생각을 하고 들어오거든요. 그런데 그게 잘 안먹힌 것이겠죠.

본인이 생각하는 나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보자면 어떻게 얘기할 수 있나요? 좀 민감한 질문인가요?

고띠에: 내가 생각하는 나의 큰 장점은 공에 빠르게 다가가는 스피드같고, 약점이라면 집중력 같은데 경기 중간중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침착해지려고 노력하곤 하지요.

감사합니다 고띠에씨. 근데 이런거 물어봐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대회 당일날은 어떻게 준비하나요?

고띠에: 보통 경기 5시간 전에 식사를 하고, 3시간 전에 단백질 쉐이크 한 잔 마셔주고, 1시간 전에 바나나 정도 먹어주고 물도 충분히 마셔놓구요. 에너지 젤도 하나 먹어주긴 하네요. 그리고 경기 시작 30분 전에 웜업을 시작합니다. 보통은 어디 조용히 사람없는데 가서 (구석에 짱박혀서) 스트레칭부터 시작하는데, 런지도 하고 가볍게 달리기도 하고 그럽니다. 빡쎈 경기 후 회복은 무조건 30분 이내에 에너지 회복 드링크를 마셔주는데, 이거 만드는 회사가 지금 스폰서라서 얘들이 주는거 그냥 먹고 있지요. 그리고 바로 스트레칭을 해줍니다. 그 담에 호텔에 가서 쉬는데, 뭐 특별한 것은 없고 그냥 잘 먹는게 중요한데 단 너무 늦게는 안먹구요. 경기 후 휴식은 뭐 이렇게 합니다, 말하고 보니 딱히 특별한 것은 없네요! 다음날 경기가 만약에 낮 12시쯤 이렇게 일찍 잡혀있으면, 아침에 자전거를 대략 15분 정도 타서 몸이 늘어지지 않게 해주고, 경기가 오후 늦게 있으면 그 전에 코트에서 가볍게 공을 20분 정도 치고 오곤 하지요.

.....대회 당일은 저렇게 하시는군요.....그럼 고띠에씨, 평상시에 하는 훈련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가령 일주일 아니면 하루를 예로 들면 오전엔 뭐하고 오후엔 뭐하고, 그리고 어떤어떤 훈련을 하는지 이런 것 혹시라도 알려주시면 정말 '꿀팁'이 될 것 같아요! ^^;

고띠에: 저 얘기는 일주일 후에 3부에서 알려드리는 것으로 할께요! 여러분 메시보꾸 (Merci beaucoup)!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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