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현재까지도 전국의 스쿼시 코트에서 너무나 쉽게 들을 수 있는 단어 - 멘탈 터닝 (mental turning)What the f...

멘탈 터닝?? 멘탈이 터닝(돌았)했어?? 무슨 얘기지?? 그냥 한 번 들으면, 설명 없이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단어다. 하지만, 오늘도 전국의 스쿼시 코트에서 무수히 많이 나왔을 말 - 회원님, 멘탈 터닝 연습하세요.

결론부터 직행하자면, 이건 잘못된 용어다. 그런데 왜이렇게 대한민국 스쿼시에서 보편적으로 두루두루 쓰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애당초 잘못된 교과서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때문이다.

스쿼시 오래한 사람이라면 (나 포함 고인물) 한 번 쯤은 봤을 파란책. 스쿼시론.대략 이렇게 생긴 책이다.모든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이 나온 지도 어언 20년이 넘었고, 이 책으로 스쿼시 지도자 자격증을 공부한 사람이 무수히 많다. 아니, 국내 현실상 한글로 된 교재는 이 책 말고는 없다고 봐도 된다.

자, 이 책을 열어서 목차를 보면 87페이지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 '뒷코트 스트로크'. 여기까진 아무 문제 없어보인다. 오호? 코트 뒤에서 공을 치는 방법이로군. 매우 필요한 내용이다. 그럼 대망의 87페이지로 가보자.

짜잔!! 87페이지를 열어보면 아래 사진에 나와있는 것 처럼, '멘탈 터닝 샷'이라는 문구가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분명히 제목은 뒷코트 스트로크인데 괄호안에 있는 부제는 멘탈 터닝 샷이다. 이거 뭐지? 그럼 밑에 설명을 읽어보자. 아래 사진에 내용을 첨부했는데, 대략 코트 뒤쪽에서 공을 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고, 그러면 본래 제목인 '뒷코트 스트로크'도 맞는 얘기다. 그런데 이게 멘탈 터닝하고는 무슨 관련이 있지? 공을 멘탈로 치라고? 멘탈? 포스에너지? 스타워즈야?
코트 뒤에 있는 공 뿐만 아니라 뒷벽 맞고 나온 공도 포함하는 '멘탈 터닝 샷' 얃얃!
이후 페이지를 더 넘겨보아도 '멘탈 터닝 샷'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나와있지 않다. 코트 뒤쪽에서 공을 처리하는 방법(스트레이트, 크로스, 보스트)에 대한 그림과 사진 설명이 끝이다.
'멘탈 터닝 샷'이 왜 멘탈 터닝이라고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당연하지. 말이 안되는 용어인데 설명이 될리가;;
쉽게 말하면, 이 책에 나와있는 '멘탈 터닝 샷'이라는 문구 때문에 전국의 스쿼시 선수, 동호인, 지도자 모두가 코트 뒤쪽에서 뒷벽 맞고 나온 공을 두고 '멘탈 터닝 샷'이라고 칭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왜? 이 책에서 그렇게 배웠으니깐. 그러니 현직 선수 혹은 지도자들이 이렇게 잘못된 용어 - 멘탈 터닝 - 를 쓰고 있다고 해서 욕할 수도 없다. 이렇게 책에 나와있고, 본인들도 이렇게 배웠는걸 어쩌겠나. 내가 90년대에 스쿼시 시작했는데, 나 역시 이렇게 배웠었다. 스쿼시 초창기 시절에 만들어진 이른바 '교재'에서 이렇게 나와있으니 당연히 나중에 배운 사람들은 아~ 이렇게 하는거구나~하고 보고 읽은 대로 했을터.....이제라도 바로 잡으면 되지 뭐;;

그럼 우리나라 말고, 영어쓰는 나라에서는 정말 '멘탈 터닝'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가? 그래서 내가 직접 물어봤다. 영어쓰는 캐나다에서 스쿼시를 하고 있는 동호인과 대학부 선수들에게 물어봤다. 아래 영상 재생 ㄱㄱ.

비밀번호 = 0000

물어보니 결과는.....What the hell?? 멘탈 터닝이 뭔지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 얘들말고 지도자 그리고 PSA를 뛰는 선수들에게 물어봐도 결과는 같은 답이 나왔다. 얘들하곤 사석에서 얘기한거라 영상은 없는데, 굳이 못 믿겠다면 찍어서 올려줄 수도 있다. 근데 이러진 말자 쪽팔리니깐;;

자, 그런데 굳이, 굳이 멘탈 터닝이라는 용어를 정말 안쓰는가..하고 찾아보면 하나 나오긴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저 위에 있는 '스쿼시론'책에 나와있는 멘탈 터닝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아래 해당 내용을 가져와봤다.영어로 되어있으니, 살짝 번역을 해보자면..

(보통은 크로스 드라이브 이후에 나오는 상황)
'공이 옆벽에 맞고, 뒷벽에 맞고, 내 몸을 이렇게 빙글 돌아나오는 상황에서, 몸이 공을 따라 같이 회전하면서 치면 이것을 '터닝'이라고 한다. 그런데 몸이 꼭 돌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공이 몸을 타고 이렇게 돌아서 나오는 상황, 이런 경우는 몸이 실제로 돌진 않았지만 사실상 예상을 하고 있었던 경우가 많아서 머리 속으로는 '터닝'상황을 그렸으니깐 '멘탈 터닝'이라고 부른다.


* 결론
- 현재 국내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멘탈 터닝은 완전히 잘못된 용어임.
- 이렇게 된 이유는 스쿼시 초창기에 나온 교재에 '멘탈 터닝'이라고 나와있기 때문임.
- 다들 그 책을 보고 배웠을테고 이게 구전되고 읽혀지다보니 널리 퍼졌음.
- 하지만, 애당초 '멘탈 터닝'이라는 용어는 뒷벽맞고 나오는 공을 칭하는 용어가 아님.
- 즉, 멘탈 터닝은 뒷벽 맞고 나오는 공을 치는 것과는 1도 연관이 없음. 쓰지말라는 얘기.
- 그럼 맞는 표현은 무엇이냐? 내가 이미 수차례 얘기하긴 했는데 알아서 찾아보시라.
- 라고 하면 화낼테니.....
- 딱히 한 단어로 표현될 문구는 없다. 굳이 하자면, drive off the back wall. 이거 번역하자면, 뒷벽 맞고 나오는 공 드라이브로 치기. 아니면 그냥 back wall drive 라고 쓰기도 한다. 아래 영상 참조.

앞으로 '멘탈 터닝'이라고 계속 쓰는 사람이 있으면, 여기 블로그 본문을 보여주시라. '그거 아니래요, 공부 하세요'라고.

그리고 이건 나도 대학팀을 맡고 있는 현역 코치로서 덧붙이는 개인적인 얘기지만, 본인이 지도자라면 제발, 제발 공부해서 잘못된 것은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해보자. 언제까지 멘탈 터닝이라고 가르칠건데요? 일반 동호인 입장에서는 우리 센터 코치님이 그렇게 하는거래요 하고 배운대로 쓰는 것이 당연하고 그게 전부인 경우가 많으니깐. 우리가 영어쓰는 국가도 아니고 스쿼시가 들어온지 오래된 것도 아니니깐 몰랐던건 죄가 아니다. 이제라도 알았으면, 고쳐나가면 되는거 아니겠나. 잘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