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학이란 무엇인가, 강의자료
2024. 3. 20.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강유원
❧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 분류
theōria(이론). ‘이론적 철학’(theoretikē philosophia) 또는 ‘이론적 앎’(theoretikē epistēmē). “자체 안에 운동의 원리들을 가지고 있는 것들”을 탐구, 사물의 보편적 원리에 관한 학문적 인식. 자연학, 수학, 제1철학(형이상학) 또는 신학
praxis(실천). ‘실천적 앎’(praktikē epistēmē). 실제 행위를 통해서 인간이 ‘좋은 영혼’(행복, eudaimonia)의 상태에 이를 수 있는 조건을 탐구. 윤리학, 정치학
poiēsis(제작). ‘제작적 앎’(poiētikē epistēmē). 현실의 쓸모에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 기술을 궁리. 건축술, 직조술, 제화술, 제과술, 예술 창작술, 웅변술(또는 수사술修辭術)
❧ 사유의 방식
apodeixis(연역적 논증). 원인과 결과의 필연성, 자연과학적 탐구방식
dialektikē(변증술, topika). “일반으로 승인된 의견(通念, endoxa)으로부터의 추론”, 개연성을 찾아내는 탐구방식
❧ 두 종류의 필로소피아philosophia(철학적 앎)
플라톤Platōn. 추상적인 기하학과 초월적 형이상학으로 귀결(metaphysical tradition), 참된 앎은 의견(doxa)이 아닌 최상위에 있는 사유(noēsis)이고 철학자는 그것을 추구 — 고독한 진리 탐구자
이소크라테스Isokratēs. 삶의 구체적 상황에서 적절한 것을 찾아내는 실천적 지혜와 기술을 중시(humanist tradition), 의견에서 시작하여 합의에 이르는 것이 합당한 탐구활동 — 공적인 활동가
“그들은 오히려 이들에 대해 더 먼저 마음을 썼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맞는 일입니다… 한 사람이 현명한 생각을 잘 한다면 그의 생각을 함께 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2)
“이전에 일어난 행위들은 우리 모두에게 공통의 자산으로 남아 있지만 그것들을 적절한 때에 적절하게 이용하고 그것들에 관하여 적절한 것을 궁리하고 이름을 이용하여 잘 배치하는 것은 현명한 이들의 고유한 재능이기 때문입니다.”(시민 대축전에 붙여(Panegyricos), 9)
“의견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지식을 지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보다 더 조화롭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있다는 것”(소피스테스에 대하여, 18)
‘맞는 일’(eikos). 여러 가지 사정을 살펴볼 때 잘 들어맞는다는 것, 필연성(anankē)이 아닌 개연성.
‘현명한 생각을 잘 한다’(eu phronēsantos)면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철학적 사색의 목적으로 내세우는 것
현명한 사람은 균등한 크기의 분할 가능한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khronos와 달리 중요한 의미를 갖는 특정 시점인 카이로스kairos를 찾아 적기適期(en kairō)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궁리(enthymēthēnai)하는 이. 이것은 성공적인 삶으로 가는 중요한 방편
❧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ingenium(창의), inventio(발견), usus(사용), res(사물)
창의는 사물들 간의 관계, 유사성을 발견하는 것. 인간의 노동은 사물이 가진 사회적·정치적 맥락을 발견하고 사용하는 것. 이로써 그 자체로서의 사물은 ‘공공의 사물’(res publica)이 된다. 이러한 활동을 잘 하는 사람은 ‘위대하고도 지혜로운 사람’(magnus et sapiens vir)
❧ 잠바티스타 비코Giambattista Vico, ‘헤라클레스의 노동’
“이 ⟪새로운 학문⟫은 입에서 화염을 토하며 네메아 숲을 불태운 사자를 죽이고 그 가죽으로 몸을 치장하여 별자리에 오른 헤라클레스의 최대의 노고를 고찰하고 있기도 하다[733]. 여기에서 말하는 이 사자는 대지에 있던 태고의 거대한 삼림이었던 것으로 보이며[540], 그것은 헤라클레스에 의해 불태워져 경작지가 된 것인데, 헤라클레스는 전쟁의 영웅에 앞서 나타났던 정치적 영웅의 인격체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사자는 시간의 시작이기도 한데… 그리스 사람들에게 시간은 그들이 밭을 경작하기 시작한 것과 함께 시작하였다는 것이다[87, 407, 732].”[3]
❧ 전고典故 또는 고사故事
典故. 옛 전적에 근거함; 고사성어故事成語. 사태에 의거(故事)하여 말을 만들다(成語)
“Crossing the Rubicon”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가 실제로 한 말, “alea iacta est”(the die is cast) = passing a point of no return
李商隱, 夜雨寄北
君問歸期未有期(군문귀기미유기) 그대는 묻는다, 돌아올 날을, 기일은 없다
巴山夜雨漲秋池(파산야우창추지) 파산의 밤비가 가을 연못에 넘쳐 흐른다
何當共剪西窗燭(하당공전서창촉) 언제쯤에나 함께 서창의 촛심을 자를 것인가
卻話巴山夜雨時(각화파산야우시) 돌이켜보며 파산에 밤 비 내리던 때를 말할 수 있겠는가
이상은(813-858), 만당晩唐(836-907) 시기 두목杜牧, 온정균温庭筠 등과 함께 유명. 유미주의적唯美主義 만당사晩唐詞
寄. 얹혀 살다, 맡기다(寄附), 부치다
巴山. 파촉巴蜀 지역, 섬서陝西 남부와 사천四川 동북의 경계에 있는 대표적 산, 연중 강우의 70%가 가을
巴山夜雨. 간곡하게 그립다, 긴 가을 밤에 비가 오는 객관적 사태를 ‘그리움’으로 전환시킴
漲秋池. 연못을 내면의 감정으로 비유
西窓剪燭. 서창(西窗, 窓)은 침실. ‘촛심지를 자르다’는 밤깊도록 뭔가를 하다.
전정剪定. 가지를 잘라서 가지런히 하다.
卻, 却. 물리치다, 피하다, 도리어, 돌이켜보다. ‘파산야우’를 한 번 더 사용하기 위한 장치, 미래에 일어났음직한 일을 말하기 위함
❧ 문장 꾸미기로서의 수사학, Gorgianic Figures(고르기아스의 공식, 고르기아스가 고안한 문장 꾸미기의 규칙들)
antithesis(반정립反定立). 대조되는 단어와 관념을 병치하는 것. 예) “It has been my experience that folks who have no vices have very few virtues.”(Abraham Lincoln)
paronomasia. 이름을 살짝 바꾸기, 발음이 같은 단어를 사용하되 뜻이 다르지 않은 것
anadiplōsis: duplicata(키케로, ⟪수사학⟫, I.21). 이중 반복. 앞의 구절, 행, 문장의 마지막 단어나 구절을 다음 문장의 처음에서 되풀이하는 것, 절정에 이를 때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
The love of wicked friends converts to fear; / That fear to hate, and hate turns one or both / To worthy danger and deserved death.(Shakespeare, Richard II, 5.1.66-68)
사악한 친구 사이의 사랑은 두려움으로, / 두려움은 미움으로, 그리고 미움은 한쪽 혹은 양쪽 다 / 심각한 위험과 마땅한 죽음으로 몰아가는 법.
parēkhēsis. 두운頭韻과 각운脚韻. 이어지는 여러 단어에서 같은 발음을 되풀이하는 것.
homoioteleuton. 문장의 끝을 맞추는 것. 예) While he was still speaking to the crowds, his mother and his brothers were those who standing outside, wanting to speak to him. Someone told him, “Look, your mother and your brothers are standing outside, wanting to speak to you.”(마태오 12.46-47)
isokōlon. 평행구조가 유사한 구, 절, 문장을 사용하는 것. 3개를 사용하면 trikōlon, 4개를 사용하면 tetrakōlon 예) veni, vidi, vici(I came, I saw, I conquered)